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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연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일흔일곱 번째








우리는 지구에 나그네로 와서

나이만큼 여기저기 여행 중입니다.

이 여행 누구도 그만두지 못하는 건

가봐야 할 데가 정해져 있기 때문.

삶은 변화의 물과 수증기와 얼음 속에서도

그냥 늘 그대로 되돌리고

죄와 벌도 지루하고 뻔뻔합니다.

여행이 시들 지쳐갈 즈음

꼭 가봐야 할 곳에 닿습니다.

그곳은 삶의 시간이

죽음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터미널.

이 세상 올 때의 빈손이

떠나면서 떨고 있는 빈손을 꼬옥 잡습니다.

저어기, 소한 날 맑은 하늘 하늘로

꼬리연 하나 줄 끊어져 떠갑니다.라.








2025년 1월 5일,


정 동 주
















Nicholas Roerich, Guru-Guri Dar, 1931
Nicholas Roerich, Guru-Guri Dar,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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