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아래 山菊
- RollingTea 구르다
- 2022년 11월 22일
- 1분 분량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스물여섯 번째 장
오래전이었다.
산에 들에 서릿발 거센 속에서도
굴하지 않아 외로이 지켜서는
산국山菊이
긴 가뭄을 견디며 견디며
피고 있다.
바르지 않은 일 틀렸다 말하고
따르지 않아 내쳐지고
피 흘리며 죽어가도
절개의 영원한 아름다움 좇던,
그 이름 부르며 산국이
피고 있다.
시월 그믐 새벽달은
예리한 꼬리로
녹슬고 있는 어느 절개의 폐부를
찌른다.
아직도 견디며 지켜야 할 것이 남았느냐
묻는다.
2022년 11월 22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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