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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으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마흔다섯 번째 장








욕망은 당신을 쉼 없이 부립니다.


애를 쓰도록 부추기고 잠 속까지 들어와 강박합니다.


단 한 번 당신을


넉넉하고 편안히 해준 적 없지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이 없고


온갖 모습으로 변신하며


당신을 고통과 불안 속으로 몰아넣는


끈질기고 집요한 헛것입니다.


바로 그 욕망은 당신이 선택한 것입니다.


지난여름 내내 이룬 것들 다 내려놓으면서


마침내 가을 아름다움에 귀의하는


추분날입니다.



2023년 9월 23일,


정 동 주
















내려놓으며 | 자돌길 편지 | 정동주 | 소식지 구르다 | 롤링티 | 동장윤다 | rollingtea |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  秋分
Mark Rothko, N. 32/N. 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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