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책
- RollingTea 구르다

- 2023년 10월 23일
- 1분 분량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마흔일곱 번째 장
노인 보행기와 새벽 산책길의 아흔다섯 살
그 할머니 마주치면
뒷모습에 마음 무겁다.
타계하신 부모님께 나는 얼마나
못된 자식이었나 부끄럽고
저 나이에 나 어떤 모습일지 두렵다.
부처님 설법보다 더 가까워 아프고
예수님 말씀보다 더 슬피 목이 멘다.
텃밭 개구리 겨울잠 든다며 길고
굵게 우는
새벽어둠 시리다.
뜨겁던 것 모두 식고 차가워지는데
된서리 내리시는
상강 날인데
난 아직 갇힌 생각에 매여
불탄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로다.
2023년 10월 24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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