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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첫날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스무 번째 장








갈 사람 가고 올 사람 와서 새날 되듯이

간 사람 잘못 간 적 없고

온 사람 잘못 온 적 없어

새날은 늘 우주의 첫날이다


잊어야 할 것은 잊힘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으로 남아

또 잊히며 새로이 되고


긴 것은 짧아지고

짧은 것은 길어져

처음이

된다


떠난 것 중에 그리운 것

있을지라도

온 것 중에

아쉬움

있을지라도


떠난 것은 떠난 대로

온 것은

온대로 자연이나니



그대여,

부디 가고 옴에 생각 얹지 마시길


저기 느티나무 그늘 속으로 여름이 가고 있네











2022년 8월 23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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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tišek Kupka, Ordonnance sur verticales en jaune,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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