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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마흔세 번째 장








새벽어둠 적시며 울려 번지는

풀벌레들 저 하늘의 낮은 음계는

잘못을 빌어 죄의 무게

걷어내는 것

용서하여 무게를

소멸시키는 것


다만 이것으로 들녘의 벼 이삭은

피어오르고

과수원 열매들 단맛 들어

익어지고

뜨겁고 무덥던 영토

젖먹이들 단잠도 내리시고


기다려 애타던

고향 집

어머님 천식도 가라앉아

이만하면

넉넉하지

이만하면 살만하지

.



2023년 8월 23일,


정 동 주
















웅숭깊이 | 자돌길 편지 | 정동주 | 소식지 구르다 | 롤링티 | 동장윤다 | rollingtea |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  立秋
Piet Mondrian, Large Landscape, c.1907-1908, oil on canvas, 75 x 120 cm, © Kunstmuseum Den Haag, The Hague, the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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