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새 날
- RollingTea 구르다

- 2월 3일
- 1분 분량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일흔아홉 번째 장
새로 봄이 오는 날입니다.
새봄은 새로운 것을, 새롭게 보는 것입니다.
‘새’는 새것, 새로운 것, 새로 나온 것입니다.
‘봄’은 만나다, 깨닫다, 함께 누린다는 말입니다.
새봄은 고요에서만 옵니다.
고요靜은 목숨이 한 번 모습 드러내어 살다가
죽은 뒤 새로운 태어남을 기다리는 우주입니다.
지난봄 새순으로 세상 와서 살던 민들레가
꽃 피우고 씨 맺어 퍼뜨린 뒤 시들고 말라 사라진 뒤에
돌아가는 뿌리根가 고요여서 눈에는 안 보입니다.
흙 속에 있으니까요. 우주는 너무 커서 보이지 않는 공간입니다.
사람, 동물, 새 곤충, 물고기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고요로 돌아갔다가 때 되면 돌아옵니다.
돌아옴은 그저 옛것의 되풀이가 아니라, 쉼 없이 바뀌고
달라진 깨달음으로만 새것, 새로운 것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뿌리 깊고 낡은 고정관념의 관棺을 깨뜨려 부수고
날마다 새로운 날 맞으십시오.
그대의 새 날은 곧 모두의 새 날이 됩니다.
2025년 2월 3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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