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자리 준비, 두 번째
- RollingTea 구르다
- 2020년 12월 21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20일
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44
齋前提擧行者准 湯餠(換水燒湯)盞 茶盤(打洗光潔)香花坐位茶藥照牌煞茶諸事已辨子細請客
(주지는) 점심 공양 전에 행자를 뽑아 탕솥의 물을 갈고 새로운 물을 붓고 끓여 놓도록 준비시킨다. 잔탁과 차반은 깨끗이 씻어 두게 하고, 향, 꽃 한 송이, 손님 앉을 자리, 차약, 조패, 차 등 모든 것을 꼼꼼히 미리 갖추도록 한 뒤에 손님을 청한다.
提擧 발탁하다. 선발하다.
准俻 준비하다. 마련하다.
湯餠 끓인 물이나 차를 담아 손님 다완에 붓는 도구
換水燒湯 물을 갈고 나서 새 물을 부어 끓인다.
茶盤 다완을 담아 나르는 쟁반
打洗光潔 물에 씻어서 깨끗이 하다.
香花 향과 꽃 한 송이
坐位 손님이 앉을 자리의 위치
煞茶 거칠고 품질이 떨어지는 차를 일컫는데, 겸손의 뜻으로 하는 말이다.
已辨 미리 갖춘다.
선종 사원의 차를 ‘禪茶’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선종 사원의 차법은 차 마시는 전용 공간이나 건물을 따로 두는 것을 율장으로 금한다. 차는 개인이 혼자 마시지 않고 반드시 일정한 목적에 따라 모여서 마신다. 그때마다 주지나 방장의 거처를 차실로 쓴다. 차 마시는 시간을 정할 때도 허투루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끔 한다.
사람은 세상의 주인이 아니라 나그네다.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 먹고 마시고 누리는 것을 그저 빌려 쓰다 떠날 뿐이다. 차를 마시는 것 또한 그렇다. 차실을 짓고 그 공간의 영원한 주인인 양 꾸미고 으스대는 일은 어리석다. 그저 거처하는 곳에 잠시 찻자리를 펴고, 차를 마시고, 다시 거두어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뿐이다. ‘禪茶’는 세상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법문이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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